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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대담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의 문학 세계 #1: 채식주의자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

by 2020원더아재 2024.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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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10일,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평가하며 수상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강은 2016년 인간의 깊은 내면과 폭력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육식을 거부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폭력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또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는 역사적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노벨문학상 수상에 크게 기여를 한 작품은 채식주의자가 아니라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수상에 더 큰 기여를 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포스팅에서 『채식주의자』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 작가로서는 최초이며, 한국인으로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이후 두 번째죠. 이로써 한국 문학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으며, 세계 문학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강은 수상 소감에서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다"라고 밝혔으며, 그녀의 작품은 인간 존재의 깊은 내면과 사회적 폭력을 탐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한강의 문학 세계가 더욱 널리 알려지고, 한국 문학의 국제적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조금 늦었습니다만, 금번 포스팅에서는 "채식주의자" 작품에 대한 한강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해 보도록 하겟습니다.

 


1. 소설 채식주의자의 탄생과 배경

 

채식주의자는 세 편의 연작소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인공 영혜가 어느 날 끔찍한 꿈을 꾸고서는 육식을 거부하며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으로 각각 펼쳐집니다. 독특한 점은, 주인공 영혜가 직접 화자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철저히 관찰의 대상으로 남아 독자들로 하여금 그녀의 행동과 선택의 진실을 추적하게 만듭니다.

 

한강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난 인간이 겪는 정신적, 물리적 폭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영혜는 단순히 육식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 인간 존재 자체와의 단절을 선택하며, 결국 자신을 식물로 변모시키려는 극단적인 몸부림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인간의 본성과 폭력, 그리고 자유에 대한 묵직한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2. 작품의 주요 장면과 메시지

채식주의자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는 영혜의 가족들이 그녀를 강제로 육식을 강요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가족 간 갈등을 넘어, 사회가 개인에게 강요하는 폭력의 메타포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영혜가 꿈속에서 마주한 '고깃덩어리들로 가득 찬 헛간'의 이미지는 그녀의 정신적 고통과 내면의 갈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작가 한강은 이러한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장면을 통해 폭력의 본질과 그로부터 도망치고자 하는 한 인간의 몸부림을 탐구합니다. 그녀는 “폭력의 장면을 통해서만 폭력의 견디기 어려움을 말할 수 있었다”라고 회상하며, 소설 창작 과정에서 겪은 내적 고통을 털어놓았습니다.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아직 괜찮은 거야.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여위는 거지. 이젠 더 이상 둥글지도 않아. 왜지. 왜 나는 이렇게 말라가는 거지. 무엇을 찌르려고 이렇게 날카로워지는 거지.  [채식주의자 中]"

3. 맨부커 인터내셔널상과 세계적 반향, 그리고 노벨문학상

채식주의자는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세계 문학계에 한강 작가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에 의해 영어로 섬세하게 옮겨졌고, 그녀는 “이 소설의 진실에 마음이 끌렸다”라고 밝히며 작품의 깊은 감동을 전했습니다.

 

한강 작가는 수상 소감을 통해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이 작품이 단순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질문 자체로 독자와 교감하기를 바랐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결국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평가하며 노벨문학상을 수여하기에 이릅니다.


4. 한강의 창작 철학: 폭력과 아름다움의 경계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은 단순히 폭력의 묘사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녀는 인간 존재의 어둠을 탐색하면서도, 그 속에서 피어 나오는 아름다움과 투명함을 함께 탐구하고 있습니다. 채식주의자 이후 그녀는 소년이 온다를 통해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픔과 인간 존엄에 대한 고민을 그려내고도 있지요.

 

작가는 소설 창작을 통해 자신의 삶도 진전된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채식주의자에서 “삶을 저 버리더라도 폭력을 거부하려는” 인물을 그렸다면, 이후 작품에서는 폭력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계를 껴안으려는 인물을 탐구하며 인간의 윤리적 고민을 깊이 있게 밀어붙입니다.


5. 작품의 의미: 질문으로 남다

한강 작가는 채식주의자를 두고 “대답이 아닌 질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작품은 식물이 되어야 한다는 답도, 사회적 폭력을 견뎌야 한다는 답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단지,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로 독자들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작가가 창작한 세계 속에서 독자는 영혜라는 인물을 끝내 이해하지 못하고, 그녀의 진실을 움켜쥐는 데 실패합니다. 이는 우리가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과 맞닿아 있으며,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모순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6. 한강 작가의 현재와 미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한강 작가는 공식 석상에서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향후 6년 동안 마음속에 구상 중인 세 권의 책을 집필하겠다는 목표를 언급하며, 글쓰기와 일상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한강 작가는 현재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며,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밝은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독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강 작가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밑에 "소년이 온다" 리뷰 글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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