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베르사유의 장미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프랑스 역사를 일본 만화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한국에서는 뮤지컬로 새롭게 풀어내기도 한 여러 문화가 교차하는 정말 특별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베르사유의 장미가 담고 있는 역사적, 문화적 코드부터 흥미로운 캐릭터 분석까지, 이 작품을 더 깊이 즐길 수 있는 배경 이야기들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만화가가 그린 프랑스 혁명의 이야기
베르사유의 장미는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가 이케다 리요코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 원작은 18세기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하면서, 그 시대를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프랑스 사람이 아니라 일본 만화가의 시선으로 그려졌다는 겁니다.
프랑스 혁명이라는 웅장한 역사를 일본인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이를 다시 한국 뮤지컬로 풀어낸 과정에서 세 문화의 교차점이 드러납니다. 프랑스, 일본, 한국의 독특한 문화적 정서가 담긴 베르사유의 장미,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요?
**베르사유의 장미 줄거리
때는 바야흐로 프랑스 절대왕정 시기.
루이 15세 시절, 오스칼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근위대장으로 일하게 된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페르젠이라는 장교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페르젠이 미국으로 떠나자 왕비는 그리움을 지우려고 무도회에 도박에 사치를 부린다.
사치와 귀족들의 모략으로 왕실은 점점 국민의 미움을 받게 되고
오스칼은 귀족들에게 환멸을 느끼고 직책에서 물러나
일개 평민 소대의 장으로 있으면서 불평등한 현실에 대해 깨닫게 된다.
그러던 중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다.
오스칼은 평민을 도와 함께 싸우다가 연인 앙드레와 함께 전사한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는 결국 단두대에 처형당하게 된다.
결말이 슬픈 만화이다.
레이디 오스칼: 시대를 초월한 독보적 캐릭터
레이디 오스칼은 이 작품의 중심 캐릭터입니다. 귀족으로 태어났지만 남자로 키워져 왕실 근위대 대장으로 활약하는 여성입니다. 그녀의 본명은 오스카 프랑수아 드 자르제. 남자 이름을 가졌지만 앞에는 "레이디"라는 수식어가 붙어 그녀의 복잡한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뮤지컬에서 오스칼은 18세기 프랑스의 계급 사회 속에서 귀족과 민중,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세계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자신이 지켜야 할 대상인 왕실과 귀족들, 그리고 그들이 억압하는 민중들 사이에서 갈등하며 점차 민중 편에 서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오스칼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사람의 성장 서사가 아닙니다.
- 남성 중심의 군대에서 여성으로서 활동하며 벽을 깨부수는 모습은 시대를 초월한 페미니즘 코드와 연결됩니다.
- 귀족의 신분을 버리고 민중과 함께하는 모습은 혁명과 정의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오스칼은 프랑스 자르제 백작가의 막내딸로 태어났으나, 군인 후계자를 원한 아버지에 의해 남자로 키워지며 독특한 성장 과정을 겪었다. 오스칼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호위대장이 되었고, 민중의 현실을 깨닫고 계몽 사상에 관심을 가지며 내적으로 성장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치와 도박에 빠져 왕비로서의 의무를 저버려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오스칼은 왕비에게 충언했지만 무시당했고, 프랑스는 재정 위기와 기근 등으로 혼란에 빠졌다. 마리는 소박한 생활과 농민 지원을 시도했지만 국민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며 비극적인 역사를 남겼다.
프랑스와 일본의 남장 여성 전통
흥미롭게도, 오스칼의 "남장 여성" 설정은 일본과 프랑스 양쪽에서 전통적으로 나타나는 코드입니다.
프랑스 역사 속 남장 여성
프랑스 역사 속에는 실제로 남장을 하고 활약했던 여성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생물학자 장 바레는 18세기에 남장하여 연구 탐사를 떠났습니다. 그녀는 유럽 최초로 여성으로서 지구를 한 바퀴 돈 탐험가로 기록되었죠.
일본의 남장 여성 전통
일본에서는 헤이안 시대부터 여성이 남장을 하고 활약하는 이야기가 많이 전해졌습니다. 또한, 16세기의 가부키 극장에서는 여성 배우들이 남성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곤 했습니다. 이 전통은 현대에 와서 다카라즈카 가극단으로 이어졌고, 베르사유의 장미가 처음 무대에 오른 것도 이 가극단 덕분이었습니다.
오넷 옴—프랑스의 이상적 남성상
프랑스 18세기에는 "오넷 옴"이라는 이상적 남성상이 있었습니다. 문학, 무예, 예술 등 모든 방면에 능하고 매력적인 인물로, 한마디로 "완벽한 남성"을 의미했죠.
흥미롭게도, 오스칼은 여성이면서도 이러한 오넷 옴의 이상을 누구보다 잘 실현한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그녀는 군사적으로 유능할 뿐 아니라 지적이고 매력적이어서, 궁정의 남성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일본과 프랑스 로코코 미학의 만남
베르사유의 장미는 로코코 시대의 화려함을 한껏 담고 있습니다. 극 중 등장하는 의상, 가구, 무대 디자인 모두 18세기 프랑스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며 관객을 매혹합니다. 일본의 로코코 사랑은 특히 유명한데, 일본 카페나 만화에서도 자주 이 스타일이 활용되곤 합니다.
일본의 로코코 열정
일본에서는 루이 15세 시대의 화려한 의상과 장식에 대한 애정이 각별합니다. 이는 프랑스의 섬세하고 정교한 미학이 일본의 전통적 미의식과 닮아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현대 관객들에게 주는 메시지
베르사유의 장미는 단순한 시대극이 아닙니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이라는 배경을 빌려,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들을 던집니다.
- 계급 간 갈등: 귀족과 민중, 부유층과 서민 간의 갈등은 여전히 현대 사회에서 공감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 개인의 선택과 정의: 오스칼은 왕실에 대한 충성과 민중을 위한 정의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그녀의 선택은 현대인들에게도 "옳은 길"에 대한 고민을 던집니다.
- 사회적 가면과 진실: 극 중에서 귀족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외면과 숨겨진 고통은 현대의 "가식적인 삶"에 대한 은유로 읽힙니다.
결론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지만, 단순히 과거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 관객들에게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화려한 의상과 음악, 그리고 깊이 있는 캐릭터들이 어우러진 이 애니메이션, 뮤지컬은 꼭 한 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2025년에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개봉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군요. 역사와 문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욱 추천드립니다!
2024.12.09 - [여행의 신] - 프랑스 여행: 베르사유에 지쳤다면 여기 가보세요! - 보르비콩트 성(Château de Vaux-le-Vicom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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